2012년 4월 23일 월요일

간식 분배는 힘들어

주일학교 공과활동이 끝난 간식시간.
활동에는 관심없고 아까부터 과자상자 주위를 얼쩡거리던 수환이가 제일 신났다.
" 선생님 저 바나나과자(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먹고싶어요!"
"자! 오늘은 성경색칠공부를 정성 다해 끝낸 순서대로 고를 기회를 줄꺼에요"
수환이는 마지막 순번이되자 울상이되었다. 자기가 원했던 것은 이미 다 골라간 것. 이 상황을 어떻게 평정할것인가. 문득 스치는 생각.
"누가 수환이에게 바나나과자 양보할사람?"
다들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혜선이가 제것을 건네준다. 양보하는 아이가 기특하여
"자, 그럼 혜선이는 과자를 한봉지 더 주겠어요. 하나님은 양보하는 사람을 기뻐하셔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양보하겠다고 난리다. 에고고! 간식분배는 힘들어ㅠ

나도 손에 움켜쥐고 놓지 않는것이 있는지 돌아본다. 오늘 일에 비추어 볼때 아마도 하나님은 나누고 양보하는 삶을 정말 기뻐하실것 같다.

끝나고 나오는 길에 사모님께 다음번 간식은 바나나과자 위주로 사다주시길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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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0일 금요일

오랜만의 쇼핑

오랜만에 쇼핑을 했어요.
봄이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착한 동상이 언니가 평소에 칙칙한 무채색 옷만 입고 다니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용돈을 주는게 아니겠어요?  (역할이 한참 바뀌었지요?ㅠㅜ)
근래에 머리가 많이 자랐기 때문에 모자는 집어 던지고 보이쉬한 숏컷으로 다녔는데 
공중 화장실에서 저를 보시고 '어머! 잘못들어왔는가벼! '하고 나가시는 아주머니나, 저를 한번더 빤히 쳐다보면서 확인하시는 경우가 몇번 있었기 때문에 샤랄라한 옷으로 바꿔입을 필요성을 느끼던 참이었어요. 

또 한번 깨닫는 거지만, 머리카락이 날개여요.(옷이 날개가 아니라)
항암이 끝난지 9개월이 다 돼가는데 왜이렇게 머리카락은 빨리 안자라는 걸까요? 게다가 숱이 많던 눈썹이 이제는 희미해져서 아이브라우를 꼭 그려야 해요ㅠ
결국, 카키색 겉옷을 하나 샀어요. 아직까지는 스커트나 여성스러운 옷은 무리인 것 같아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다보면 외모의 변화때문에 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치료중에는 힘이드니까 화장이니 옷차림이니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고 다니는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가발을 쓰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차려입고 다니시는 아주머니들을 많이 봤어요. 어느 화장품 회사에서는  여성암환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강좌를 여는데 저도 작년에 참여해서 메이크업을 받고 다른 환자들과 얘기도 나누고 하니 치료중에 작은 행복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답니다.
그래요. 환자도 똑같은 사람이고 여자랍니다.

그런데 문득,

"너희의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앞에 값진 것이니라" 벧전 3:3,4 

이런 성경말씀이 떠오르는군요. 속사람을 더 돌아보라는 주님의 음성이실까요? ::

그래도 아직 아가씨로서 외모에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길 오늘도 거울을 보며 기원을 해 봅니다.

2012년 4월 5일 목요일

산너머 산

2012. 4. 5. 바람 많이 붐

몸살이 났다ㅠ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테지만 몸이 힘드니 마음도 가라앉는다.
작년 고난주간은 항암치료중에 워낙힘들게 보냈던터라 이번에는 수월하게 보내는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서서히 몸이 여기저기 맞은것처럼 아프기 시작하더니 축쳐졌다. 열도 나고.
아빠가 지어다 주신 약 때문인지, 엄마가 손잡고 기도해주신 덕분인지 지금은 좀 나아졌다.
이번 고난주간은 용서와 사랑,인내 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구제불능인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정말 어쩔수 없는 인간.
난 언제쯤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갈 수있을까.

병을 이겨내고 나면 내면이 좀더 강해지고 아름답게 변화될 줄 알았건만 산너머 산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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