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7일 화요일

성탄절을 보내며...

2011. 12. 26. 월.


몇일째 계속되는 강추위다.
올해는 성탄절이 주일과 겹치는 바람에 토요일 저녁 성탄행사를 마치고 저녁 9시쯤 새벽송(저녁송이라 해야 맞겠지?)을 돌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근 10년 만의 새벽송인것 같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 권사님들께서 건강을 염려하여 일찍 들어가라고 하셔서 비록 두 집밖에 가지 못했지만, 주님의 나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찬양을 하면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성탄 연극에서 마리아 배역을 맡기셔서 안한다고 빼다가 결국 했던 기억. 언니,오빠들과 교회서 성탄이브를 지새던 일 등. 새벽송을 돌며 집집마다 주시는 맛있는 간식은 다음날 우리들의 차지였다. 간식과 주일학교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것같다. 지금 우리 아이들을 봐도 ㅎㅎ.

주일학교 특송을 짧은 기간 연습하느라 애를 좀 먹었지만, 아이들을 통해 울리는 찬양소리에 교회가 기쁨이 넘쳤다. 아! 우리 사랑스런 개구쟁이들.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나길.

오늘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는데,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 코끝이 찡해졌다.
올 한해를 돌아볼 때, 주신 은혜가 정말 크다.
연초에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후에, 이 시간이 축복의 시간이었음을 말할 날이 오겠지?
2012년은 어떤 길로 인도하실지 기대가 된다. 아무도 밟지 않는 하얀 눈밭처럼 새롭게 펼쳐진 미지의 시간. 주님의 손을 잡고.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2011년 12월 3주. 한 주간의 일상.

2012.12. 22. 목. 강추위


이번 주는 서울에 올라와 나름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ㅎㅎ
우선 전신뼈검사를 했다.
허리 아픈것이 조금 나아져서 MRI는 찍지 않기로하고, 뼈검사를 했다.
내일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이주배경청소년 프로그램 발표회에 다녀왔다. 지연이와 함께.
강 샘, 인경 샘 그리고 설경이도 왔다.
설경이도 향이를 통해 내 소식을 알고 있었나보다. 따뜻한 눈길이 고마웠다. 이제 고1이 된다고.

고향을 두고
이곳 남쪽으로 건너와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변화되는 아이들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하다.
통일이 되어 북에 두고  온 친지들을 만날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는 남학생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 진다.
탈북청소년, 다문화 청소년들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했다.

김정일의 사망소식에 애통해 하는 북의 주민들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진정 당신들을 위한 지도자가 아니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의인에게도 악인에게도 한번 주어진 생애,
그 분 앞에 설 날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할것이다.

대량 탈북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당분간은 경계가 더욱 삼엄해질것이다.
주께서 이 민족에 은혜 베푸시기를.


3.희정언니와 이사할 집 인테리어 물품들을 사기 위해  을지로에 들렀다.
신기한게 엄청 많았다.
타일, 문 손잡이, 장판 등등 고르면서 예쁘게 꾸며질 고모네 집을 생각하니 기대가 되었다.
나는 천국의 집을 위해 무엇을 예비하고 있나.
성경말씀이 떠올랐다.
"집은 지혜로 말미암아 건축되고 명철로 말미암아 견고하게 되며, 또 방들은 지식으로 말미암아 각종 귀하고 아름다운 보배로 채우게 되느니라." 잠24:3,4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마6:20

영원한 집에 썩지 않을 아름다운 보배들을 쌓아 두는 지혜를 주세요. 주님.

4.
청화가 집근처 까지 왔다.
치료 기간동안에 마음써주고, 병원과 집까지 와서 위로해준 청화에게 정말 고맙다.
털모자 색이 잘 어울릴까 하며 떴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나도 다른이들이 어려울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고 싶다.
청화가 준 성탄카드가 너무 예쁘다.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월동준비

세번째 털모자를 완성했다. 이번엔 방울도 달았다. 머리카락이 어느정도 자랐기때문에 가발을 벗어 던지고 모자를 쓰니 간편하다. 두번째 모자는 동생에게 선사했다. 치료기간동안 힘이 되어준 동생에게 정말 고맙다.
사랑해 동상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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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일 수요일

Recovery

2011.11.2. 수. 맑음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하천가에는 갈대가 하얗게 덮여있다.
아, 정말 가을인가 보다.

오늘 쯤엔 왼쪽발목의 깁스를 풀게 될줄 알았는데, 정형외과 선생님께서 아직 붓기가 덜 가라앉았다고 금요일쯤 풀자고 하신다. 그날 차에서 내릴때 왜 갑자기 넘어지게 됐는지. 하필 인대가 늘어날게 뭐람ㅠㅜ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30년동안 별 사고 없이 살아왔던 것이 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이라 고백하게 된다. 만약 주님의 붙드시는 손길이없다면 지금의 나도 없는 것이다.

이제 방사선 치료는 다음주면 끝난다. 그동안 수술부위와 목주변에 쬐던 방사선을, 원래 발병했던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다시 설계를 했다. 차갑고 딱딱한 치료대에 누워, 두손을 위로 고정하고  숨죽이며 방사선을 쪼이면서 기도한다.
"하나님, 몸에 있는 암세포가 소멸하게 해주세요" 하고.
아직 수술 부위는 딱딱하고,방사선을 쪼인 부위는  거무스름하다.

허리뼈가 계속 아픈것이 신경이 쓰인다. X-ray상에서는 큰문제는 없는것 같다고 하시는데, 계속 아프면 뼈사진을 찍어보자고 하신다. 일주일째 물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것 같아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하나님께 다 맡긴다고 했지만, 암생존자로서 사는 동안 재발이나 다른 장기나 뼈로의 전이에 대한 신경을 아주 끄고 살수는 없는일인것 같다. 더구나 젊은 여성의 유방암 재발률은  꽤 높기 때문이다. 주치의 선생님은  8월에 전신PET-CT 찍었을때 문제가 없었으니 크게 염려는 말라고 하신다. 다시 한번 나의 짐을 주께.


검고 찌글찌글했던 손톱이 분홍색 새손톱으로 예쁘게 나오고 있고, 속눈썹도 자라나고 있다. 까맣게 머리카락도 올라오고 있다. 엄마가 중학생같다고 하신다. 회복이란 이런것일까? 소망이란 이런것일까?
얼마 전, 그러니까 다리를 다치기 전, 병원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달리는데,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 달리는 것을 느끼고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살아 있다는 느낌이랄까.  삶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김홍전 목사님의 '기도에 대하여'를 다시 읽고 있다.
최근 기도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 정리가 돼 가는 것 같다.
목사님의 강설은 깊은 산속의 맑은 샘물과 같이 나의 영혼을 만족케 한다.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하나님의 절묘한 타이밍

오늘부터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린다.매일 아침일찍 병원에 가야하는 나로서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여주로 내려왔다가 주일저녁에 서울로 올라가는 생활을 하는터라 부흥회에 참석못하는것을 아쉬워하고있었다. 그런데 오늘 낮예배마치고 집에왔는데 병원에서 전화가왔다. 방사선기계가 지난금요일부터 문제가있어서 부품수리를 하느라 내일은 치료가없다는!죄송하다는 연락. 전화를 받는내내 하나님께서 뭔가 조처를 취하신것같아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엄마가 들으시더니 하나님께서 너를 많이 사랑하시나보다 하신다 ㅎ
주님 주실은혜가 엄청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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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그날이 되면

향이를 만났다.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매주 만나서 같이 공부하는 것을 그만하게 되었었다.
안그래도 수시 원서를 잘 넣었는지 궁금하던 차였는데,
얼마 전  "샘, 저 합격했어요" 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왔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향이는 통일이 되면 북한으로 다시 가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북한은 병원이 거의 없어서 남한에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이지만 그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고 했다.
통일의 그날이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그날을 위해 우리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
만약 내가 복학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같은 캠퍼스를 밟게 될것이다.


2. 백혈구 수치가 괜찮아서, 독감주사를 맞았다.
매일 1시간씩 산을 오르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맑은 공기도 마시고 생각도 하고.
집근처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다니...

2011년 9월 28일 수요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다.

2011.9.27. 화. 맑음.

1.
방사선 치료 이틀째다. 총 30회를 받기로 했는데, 지난 주 설계를 하고 틀을 만들었다. 앞으로 주중엔 매일 매일 병원으로 출근을 해서 5-10정도 방사선을 쪼이게 된다. 30분이상 고개를 돌리고, 손을 올린자세로 틀이 굳기를 기다리는 데 팔이 저려왔다. 방사선 기사분께서 보라색잉크로 치료받을 부위에 선을 그어주신다. 목과 왼쪽 수술받은 부위 전반에.
 이 병원으로 오게된 후 방사선치료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이전에 겨드랑이 림프절에 있던 종양조직이 항암치료로 다 없어졌으나, 처음에 림프절로 전이가 됐었기 때문에 수술부위뿐아니라 목에도 방사선을  쬐기로 결정이 되었다. 앞으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인것이다.
방사선 치료는 항암치료보다는 아직까지는 수월하다. 방사선 피부염 방지를 위해 처방해 주신 크림을 바르고 있다.
문제는 손등혈관이다 그동안 항암주사를 맞느라 고생한 혈관이 지난 주 CT촬영때 갑자기 발사(자동으로 기계가 뿜어내니 이 표현이 맞겠다.)된 조영제 때문에 통증과 함께 딱딱하게 뭉쳐버렸다. 확진을 받고 CT를 여러번 찍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간호사 분께 CT 조영제 투여를 사람이 하면 안될까요 물어봤는데, 매번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환자들에게 말도 걸어주고 천천히 들어가게 하면 훨씬 인간적일것 같은데...불가능한일일까? ...
암튼 혈관이 잘 안잡혀서 채혈할때 고생 좀 하게 생겼다ㅠ

2.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내년에 복학을 할 수 있을까? 아빠는 건강을 되찾기전까지 학업을 미루는게 나을것 같다고 하시지만.. 하나님은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 아프고 나서는 내가 세웠던 계획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You know better than I.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긴다. 나의 모든 인생의 시간표를.

3. 학교에서 광화문 생명의 말씀사로 이동했다.
'그 청년 바보의사'라는 책을 집어 들고 읽는데 코끝이 찡하다. 집에 와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몇해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안수현이라는 청년의사가 주님의 손과 발이되어 환자들과 영혼들을 돌보았던 모습에 내 삶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서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미우라 아야꼬 아줌마의 책 두권을 엄청 저렴하게 건졌다. 한권은 단돈 3,500원. 아! 행복해라. 절판된 오래된 책들을 찾으면 나는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다.  아야꼬 아줌마도 암투병을 하셨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분의 일기들을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
K목사님의 설교집과 엄마께 드릴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성가CD,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줄 달란트를 구입했다.

2011년 9월 21일 수요일

오히려 내가 받는 은혜가 크다.

2011.9.18. 주일.

1.
아침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가는 길에 저 멀리 교회 창문으로 수환이가 나를 알아보고 반긴다. 점점 더 가까이 가니 교회 현관에서 나를 반기며 신발을 신고 "성생님~~!"하면서 뛰어나온다. 우리 주님도 성도들을 이렇게 맞아 주시겠지?
집에 내려와서 이곳 주일학교를 섬기면서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보면서 받는 은혜가 크다. 나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랑스런 아이들. 어느날은 수환이가 포크레인이 갖고 싶다고 하길래 미니카 세트를 사다주었더니, 그 다음주에는 조용히 오더니  "선생님, 스파이더맨" 이라고 속삭인다. 아주 얼토당토 않은 것이 아니면 사주고 싶은게 내 마음이다. 우리 하나님도 성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런 기분이실까? 자꾸자꾸 주님의 귀에 속삭이면 그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으면 주시는 분이신 것이다. ㅎㅎ
 오늘은 주일학교 공과시간에 "백화점왕 존워너메이커"의 이야기를 동화로 들려주었다.  우리 아이들도 워너메이커처럼 성경을 사랑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기쁨으로 주님께 드리는 아이들로 자라나게 해주시길 기도드렸다.
지난번 구입한 색칠성경이 유용하다. 내용도 바르고 쉽게 잘 구성되어 있어서 내가 읽어도 은혜가 된다. 혜선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질문에 대답도 잘 하고 태도도 좋다. 깨끗한 심령에 하나님의 말씀이 단단히 심기길. 아직 통제가 안되는 다섯살, 일곱살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간식시간보다 성경말씀시간을 기다리게 할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2.
어제 학생, 청년회 예배에는 목사님,사모님을 포함하여 8명이 모였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심긴 씨앗이 열매를 맺게 될 날을 꿈꾼다.

받은 위로로써 다른이에게...

2011.9.17. 토. 맑음.

어제 알게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방사선 치료를 오늘 세번째 받는 날이라고 했다.  만약 내가 그날 의무기록을 떼고 탈의실 의자에 앉지 않았더라면 못만났을뻔 했다. 나는 다른병원으로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뭔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인것 같아 앞으로의 만남이 기대가 된다.
그간의 치료의 어려움들, 우리만이 알수 있는 경험등을 얘기하면서 진작 알았더라면 서로 의지가 되었을텐데 했다.
친구의 어머니도 그동안 건강했던 딸이 병을 얻게 돼 충격이 크셨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신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같은 처지의 친구로 부터 받는 위로는 특별하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고린도후서 1:4

이번 당한일이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 좋겠다.

친구의 긴머리 가발이 잘 어울렸다.

수술중에 지켜주신 하나님

2011. 9.16.금. 맑음.

1.
9월인데도 더운날씨다.
오늘은 외과와 방사선과 외래가 있었다.
치료실에서 주사기로 물을 빼주셨는데,더이상 물(피)가 나오지 않았다.
갱년기 증상, 치과 진료에 대해 주치의 샘과 상의 후, 항호르몬 치료제인 놀바덱스 3개월치를 처방해 주셨다.
2월에 있을 검사를 예약하고, 방사선종양학과로 갔다.
방사선과 간호사 선생님이 세브란스 방사선 기계 교체로 당분간 신환은 못받는다고하면서 다른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 준다고 했다.
처음엔 좀 당황했다. 항암하고, 수술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싶은게 대부분의 환자의 마음일꺼다. 그러다가 잠깐 의자에 앉아서 기도했다. 하나님의 뜻이 계시다면 병원과 선생님도 순적하게 인도해 주시도록 말이다.
의무기록을 떼러 갔는데, 방사선치료 탈의실앞에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났다. 나와 거의 같은 시기에 확진을 받고 항암, 수술, 방사선 치료를 하는 중이다. 친구의 어머니가 외래 복도에서 나를 본적이 있다고 했다. 당신 딸과 비슷한 또래인것 같아 말을 거실까 하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말을 안붙이셨다고 한다. 진작 알았더라면 치료의 과정중에 서로 지지가 되었을텐데. 친구는 자기 식구들만 투병중인것을 안다고 했다. 내 경우엔 동네방네 다 기도를 부탁하고 알렸기 때문에 오히려 정서적인 지지를 많은 받은 편이다.
친구를 내일 만나기로 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귀한 사귐이 되면 좋겠다.

이대목동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집과 거리가 제일 가까운곳으로.
방사선 치료의 과정이 순적하게 잘 되면 좋겠다.
의무기록을 봤다.
종양크기도 처음에 3.8cm에서 1.2까지 줄어있었다는 기록.
수술기록에서
".. the patient tolerated well during all the procedures, and then was sent to the recovery room in good conditions." 라고 적혀있는데 하나님께서 마취상태로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동안에 지켜주신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
주님의 사랑에 감격할 수 밖에 없다.


2.  내일은  학생회, 청년예배가 다시 시작하는 날이다. 오랫동안 무너져 있던 것이었는데
다시 세우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기도에 응답하신 주님.
교회도 회복이 되고,
나도 속히 완치가 되었음 한다. 머리카락이 다시 나듯이 말이다.
뒷통수는 머리카락이 꽤 자라나고 있다.
밤송이 처럼 올라오는 머리카락이 반갑고 정겹다.
얼른 자라다오.

수술 후 첫 외래진료를 하고.

2011.8.26.Fri.

수술 후 첫 외래진료가 있어서 아침에 엄마가 수술부위에 물이 닿지 않게 물수건으로 몸 구석구석을 닦아 주셨다. 욕실 거울에 비친 모녀의 모습에 왠지 마음이 뭉클하다. 택시를 타고 세브란스로 가는길에 기사님이 모자를 쓴 내 모습을 보시더니 어디가 아프냐고 하신다. 알고보니 기사님 아내분도 유방암치료를 얼마전까지 받으시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하시며 위로해 주신다.

외과 주치의 선생님께서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시면서 부분절제를했으니 앞으로 방사선 치료와 항호르몬 치료를 치료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하신다. 수술 후 떼어낸 조직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없어졌을 경우 재발률이 거의 없다고 하여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조금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처음 진단시 병기는 2-3기였는데 항암치료를 하고 수술했을때는 1기 정도로 종양크기가 줄었다고 코디네이터 샘이 말씀해 주셨다. 쉽지 않았던 항암의 기간을 보상받는것같아 감사했다. 통계적 수치보다 하나님의 뜻이 우선이니 , 그분께 맡겨드리면서 향후 치료도 인도함 받길원한다.
그동안 주님께서 붙들어 주신거지만 잘 견뎌준 몸, 세포, 혈관들에 고맙다고 인사했다. 주치의 샘께서 수술 부위와 림프절을 제거하고 심어놓은 헤모백의 배액량 체크한것을 보시더니 오늘 수술부위 실밥도 뽑고 배액통도 빼자고 하신다. 전공의 샘이 실밥과 헤모백을 빼주셨는데 조금 따끔했지 생각만큼 아프지 않았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코디네이터 선생님으로부터 항호르몬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 설명을 듣고 채혈을 하고 방사선 종양학과 외래 예약을 하고 집으로 내려왔다. 
상처가 아물면 방사선 치료를 시작해서 매일 5분정도 28회에서 33회 정도 치료를 받게 된다. 약 한달반 가량. 항호르몬 치료는 5년동안 여성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약을 먹는 것과 2년간 매달 복부에 주사를 맞는 두가지 방법이 표준적인 치료방법인데 한가지만 할지 두가지를 병행할지는 주치의 선생님 판단하에 환자에게 맞는 것을 적용한다고 한다. 주사맞는것은 벌써부터 꾀가 난다ㅠ. 하나님 주치의 선생님께 지혜와 판단력 주셔서 저에게 맞는 치료법을 쓰게 해 주세요.
항암을 시작하고 생리가 끊기고 안면홍조 등 폐경기 증상이 나타난지 꽤 되었다.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동안은 갱년기 증상들을 피해갈 수 만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항암치료와 수술이 끝나서 마음이 훨씬 가볍다.
앞으로의 치료과정도 하나님께 맡기고 잘 감당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2011년 8월 25일 목요일

병상 일기_수술 다음날

8.19.금.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린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23편.

아침에 드레싱을 하면서 왼쪽 가슴을 처음봤다. 수술전 주치의 선생님이 오셔서 부분절제를 할지 전절제를 할지는 열어봐야 한다고 하셨었다. 어제 수술후 병실로 왔을때 간호사 언니가 부분절제술을 했다고 해서 감사하고 있었지만 막상 어떤 상태인지 궁금했었고, 거의 드러내지 않았을까 했었는데 모양은 그대로이고, 꿰멘자국도 예뻤다. 전공의 선생님이 종양도 거의 없어진 상태였다고 하셨다. 아직 주치의 선생님을 못뵈어서 말씀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떼어낸 조직검사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정말 감사와 찬송을 하나님께 드릴수 밖에 없다. 기도에 응답해 주시고 아가씨인 나의 형편도 돌아보아주셨으니... 우리 하나님 최고!
앞으로의 치료과정과 내 人生도 모두 주님께 맡겨드린다.
고통은 지나간다. 수술전 검사과정의 고통도, 또 수술후 마취가 풀린후 통증도 잠깐 아프지만 이것도 지나갈 것이다.
수술전날 영미가 선물해준 '천국에서 돌아온소년' -케빈,알렉스 말라키-에서 케빈말라키가 " 다음 세상을 위해 영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이생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한 말이 깊이 와 닿았다.
내가 당한 이 일이 세상과 정을 떼고 주님나라를 생각하며 살아가라는 선물인줄알고, 상처를 볼때마다 나의 심령이 새롭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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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8.22(5박6일입원)
8.18 수술, 부분절제술, 경과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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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기도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1년 8월 16일 화요일

엄마를 부탁해

2011.8.16.화.흐림

내일 입원하고 모레 수술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보면 수술실에 들어가기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그동안 덕분에 행복했다"뭐 이런말들을 하니까 나도 엄마아빠에게 무슨말을 할까 생각해본다.
몇일 전 열어놓은 거실창문으로 소나기가 들이쳐 말려놓은 옥수수알들이 젖어 정리하다가 "엄마 나 수술실에서 나오면 마취깨기전에 모자(비니) 꼭 씌워줘!" 했더니 엄마가 웃으신다. 아직 나의 맨들맨들한 까까머리를 본사람은 열손가락안에 꼽히는데 혹시 마취깨기 전에 누가 병실에 찾아올수도 있으니ㅡㅡ;
수술대에서 무슨말을 할지는 좀더 고민해봐야겠다.

어제 서울올라오기전 엄마한테 등좀 밀어달라고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고는 대중탕에 못갔기때문에 수술전에 마지막으로 몸을 좀 깨끗이하려는 것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엄마한테 투정을 좀 부렸다.바로 엄마 미안해 라고 사과드렸지만 속상하게 해드린것같아 맘이 편치않다. 신경숙의'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에서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던 것이다(정확하진 않지만 소설의 끝부분에서)라는 부분이 와닿았었다. 나와 동생 때로는 아빠의 투정까지 다 받아주시는 엄마.그렇다.
엄마에게도 때로는 엄마가 필요할때가 있는것이다.

이제 방도 덜 어질러놓고 엄마가 해주시는 밥도 맛있게 먹어야지. 말도 조심해야지 다짐한다.

하나님,우리 엄마를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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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4일 일요일

사랑하는 나의 동역자들

2011. 8. 13. 토요일.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어제 수술전 검사를 마치고 집에내려가려던 차였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문자가 와있었다.
철야예배를 마치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가는길에 은실이와 윤경이가 4중추돌사고를 당해 응급실에있다는.기도해달라는 메세지였다. 부족하지만 주님의 손과 발이되어 위로를 전하기위해 병원으로 달려갔다. 사랑하는 나의 동역자들. 늘 부서일에 마음을 쓰고 성도들위해 기도하며 섬기던 자매들이다. 그러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병원에 도착하니 병동으로 옮겨져 서로 다른 병실에 누워있었다. 생각했던것보다 심각한사고였다. 사고당시 찍힌 사진을보니 다른차는 뒤집어졌고 자매들이 탄차도 앞부분이심하게찌그러지고 앞바퀴도 나갔다. 윤경이는 왼쪽눈에 피멍이들고 부은상태였다. 사고당시 머리를 부딪혔는데 크게 외상은 없지만 후유증이 좀 걱정이된다. 수술실간호사로 일하는 윤경이는 금요일에도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이지만 철야간식준비도있고 은혜를 사모해서 기도회에 왔던 것인데..그날 같이 수술하셨던 의사샘이 오셔서 어찌된일이냐고 하신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쁜 우리 윤경이 감사하고 있었다. 은실이는 왼쪽 허벅지 뼈가 골절되어 너무 고통스러워 했다. 두번이나 뼈가 부러져서 심각한 상황이었다. 기도해주려고 손을 잡았는데 손에도 통증이 있다고 해서 살짝 몸에 손을 얹고 기도해 줬다. 은실이의 부모님께서 교회갔다오다가 이런일을 당해 마음이 어려우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좋은일하다가 와서 이만한 거라며 감사하고 계셨다.사고현장의 다른 사람들 보다는 두 자매상황이 나은거라고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신거라고 믿는다.
인생에서 예기치못한 일을 만날때 기도할수밖에없다. 은실이와 윤경이가 오히려 주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며 치료의 과정을 인내로 이겨내길 기도한다.
은실이의 수술날짜가 나와 같은 날로 잡혔다. 은실아 우리 수술 잘 감당하자. 주님께서 우리를 붙들어 주실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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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2일 금요일

주님의 저울 앞에서

2011.8.6. 토요일
주님의 저울 앞에서.
어제 너무 더운 탓이었는지 잠을 설쳤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려고 깼다가 두통도 좀 있고 다시 잠이 오지 않아 눈만 멀뚱 멀뚱 뜨고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혹시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시는건가?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3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 지금쯤 수련회에 가 있을 서울 교회 청년부들은 말씀을 듣고 있거나 기도회를 하고 있을 시간일텐데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5시가 새벽예배 시작이라 원래는 4시 반에 일어나서 엄마랑 같이 나오는데 3시 40분쯤 곁에서 주무시는 엄마한테 먼저간다고 말씀드리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 박혀있다. 너무 아름다웠다. 그 옛날 이스라엘에 양을 치던 목자들도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잠을 청했겠지? 그리고 어느날 너무나 밝은 빛에 이끌려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찾아왔었을거다.
1999년도 한 학년 선배들이 수능을 보는 날이었던가? 그날 유성우가 엄청 떨어진다는 뉴스를 듣고 밤에 동생과 이불을 뒤집에 쓰고 나와 별똥별이 막 떨어지는 것을 보고 소원을 빌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집에서 조금 나오니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 더 이상 별이 보이지 않는다.
교회 언덕을 오르는 것이 조금 힘들다. 8차항암 막바지라 그런지 체력이 부쩍 떨어졌다.
예배당안으로 들어가니 이른시간인데도 백발이 성성하신 송권사님께서 기도를 하고 계신다. 늘 제일 앞자리에 앉으시는데 아마 새벽기도 오시는 분들중에서 제일 멀리사시는 분인데도 가장 먼저 나와서 기도하시고 성경을 읽으신다.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지만 자녀들과 손자손녀를 위해 하나하나 기도하고 계셨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기도를 받고 자라니 그것보다 든든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든다. 기도를 하다가 성경을 펼쳤다. 베드로전서를 읽다가 하나님께서 소망을 하나주셔서 한참 생각하다가 또 성경을 읽다가 하다보니 성도들도 한두분씩 오기 시작하시고 목사님도 들어오신다.

요즈음은 열왕기하로 말씀을 전하시는데 오늘은 히스기야의 기도부분이었다. 히스기야왕이  병들어서 죽게되었다는 말을 듣고 심히 통곡하며 하나님께 자신이 지금까지 하나님앞에 진실과 전심으로 행한 것.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해 달라고 하며 기도하는 장면에서 내가 처음 암확진을 받고 안양에 있는 갈멜산기도원으로 달려가 주님앞에 마음을 토로하며 드렸던 기도가 떠올랐다. 나중에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두손으로 손수건을 눈에 대고 펑펑 울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왕이 하나님과 다윗을 위했던 것을 기억하시고 기도를 들으셨으며 수명을 십오년이나 연장하셨고 앗수르 왕으로부터 성을 보호해 주셨다. 목사님께서는 물론 이 간절한 히스기야왕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신것이기도하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자녀들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도 내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은 아브라함 할아버지에게 하셨던, 그리고 다윗 할아버지에게 하셨던 약속을 기억하시고 내가 부족하더라도 그 신실하심에 따라 기도를 응답하시는 것이다.

좋으신 나의 하나님. 변치 않으시는 반석이신 주님. 나는 과연 그분께 나의 전부를 드려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만 마음을 저울질 하시는 분 앞에서 늘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주님을 향한 나의 마음과 세상을 좋아하는 나의 마음을 저울질 하신다면 어느쪽이 더 기울어져 있을까? 말과 행함이 일치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보고 차라리 입이 없었으면 생각하는 때도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주님께서는 나에게 선대하시니 나는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열왕기에는 유대와 이스라엘 역대왕들의 치적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 하늘나라 기록관은 나를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 주님앞에 나를 뭐라고 말씀드리고 있을까? 내 생이 끝난 후에는 어떻게 평가되어 질까? 몇일전 다른 동네 교회의 청년이 혈액암으로 소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달전인가 피아노 학원다닐 때 원장선생님으로부터 그 청년도 아프다고 소식을 들었었는데 잘은 모르지만 찬양단으로 섬기기도 했던 권사님의 아들이라고 한다.  군대갔다와서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혈액암 말기로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일으켜 주시길 기도했었는데... 소식을 들으며 만약하나님께서 나를 지금 부르신다면 정말 주님앞에 뭐라고 드릴말씀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너 내가 하라는 것은 안하고 뭐하다 왔냐고 물으신다면..
사명을 분명히 알고 주님과 동행하며 순종하며 살아가는 길이 가장 복되고 좋은길이라 확신한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침 없이 곁길로 가지 않고 주님앞에 지조를 지키고 살아가게 해 주시길 기도한다.
아 그리고 새벽기도 말씀을 들으면서 한가지 더 기도했다. 만약 나의 생명이 다하는 날 즈음에 오늘 히스기야에게 알려주셨듯이 그 시간을 나에게 알려주시길... 그래서 너무 갑작스럽지 않게 마음과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가질수 있게 해주시길 기도드렸다.

8차 항암후.
먹는 항암제(임상시험) 계속, 종양크기가 작아진 것 같긴한데 덩어리가 아직 만져짐. 구토 한번, 무기력은 좀 나아짐. 두통. 위장관 쓰림. 발바닥 감각 이상. 발톱과 발뒤꿈치까지 까매짐. 난소기능억제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계속. 밥은 별로 먹기 싫고 수박과 면을 주로 먹음. 언덕을 오르기가 힘듦. 

한바탕 난리가 나다.

2011.7.24. 주일.

한바탕 난리가 나고야 말았다.
오늘은 아빠 초등학교 동창회였고, 이번에는 우리 동네에 사시는 분들께서 준비하시는 차례였는데, 엄마가 주일이라서 못간다고 하자 아빠가 화가 단단히 나셨다. 교회를 불사르겠다고 하시더니 내가 울면서 말리는데도 막무가내로 교회에 찾아가셔서 한바탕 퍼붓고 오신 것이다. 목사님은 다행히 부재중이셨고 사모님께서 아빠의 무례한 소리를 들으셨나보다. 하나님나라의 예배와 역사를 방해하는 분이 우리 아빠라는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안그래도 오늘 동창회라 아빠의 마음을 좋게 해드려서 엄마가 주일 지키시도록 하기위해 식사하실때도 기분을 맞춰드리려 노력했었는데. 사단이 역사하고 말았다. 사도바울이 아직 사울이었을 때 살기가 등등하여 예수믿는 자들을 핍박했다고 했는데, 그때 우리 성도들은 어떤 두려움을 느꼈을까.
결국 엄마가 주일을 못지키시게 되었다. 성도들이 예배드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단마귀한테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나왔다. 오늘은 교회적으로도 방해가 있었는데 성가대석에 3명뿐이었다. 평소에는 8-9명은 서는데...나는 알토지만 사람이 없는관계로 맨앞자리 소프라노석 엄마자리에서 찬양을 드리며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흘렀다.
새벽예배 말씀이 열왕기하였는데, 요지는 "오늘날 성도에게도 바알과 아세라를 따를 것인가 주님을 따를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요즘은 레저나 여가활동으로 주일을 안지키는 성도들이 있다. 젊은이들도 돈을 많이 주는 곳보다는 시간이 좀더 여유로운 곳을 직업으로 택하면서 즐기며 산다. 성도들은 주일을 성수하고 주님을 따라야 한다"는 말씀이었는데,
딱 그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하나님은 은혜를 주시고 실습을 시키시는 분이시다.

평소에는 딸에게 잘 해주시는 분이시지만, 믿지 않으시기 때문에 항상 영적으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암확진을 받기전에도 내가 주일에는 하루종일 교회에 있는것과 친척들 결혼식이 주일이면 가지 않으니까 아빠가 화가나셔서 전화로 당장 그 교회 그만나가지 않으면 난리를 치실것처럼  한바탕 하신적이 있다. 나중엔 그 상황이 종이호랑이 처럼 지나가게 해주셨지만...딸들이 나가있었던 시간동안 홀로 신앙생활하시면서 엄마가 아빠에게 받으셨을 핍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속히 아빠가 주님께로 돌아오셔서 오히려 주님을 증거하는 분으로 남은 생을 사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세브란스에 입원했을 때 한번 예배에 모시고 가서 정말 기뻤다.
내가 사랑하는 아빠이기 때문에 더욱 잘해드리고 신앙 이외의 다른것에 있어서는 순종해야 한다.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도 화가나고 아프지만 인내하려고 하고 있다.
아빠에게는 세 모녀가 예수님을 믿는데도 다른친구들과 달리 평범하게 안정적으로 사는 것 같지 않고 , 또 최근에는 내가 아프게 되고 한것 때문에,  잘 된 것이 무엇이 있냐고 하신다. 믿지 않으시는 큰엄마와 외할머니를 전도하려고 해도 예수믿는데 왜 암에 걸렸냐고 하시는통에...
하나님 제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게 해주세요.
오히려 사시는 하나님을 증거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예수님은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온줄로 생각하지 말고 검을 주러왔다고 하셨다.(마10:34-)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함이라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않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않다고 하셨다. 자기 목숨을 얻는자는 잃을 것이요 주님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는 .. 아직은 나에게 어려운 말씀을 하신다.

지금도 선교지의 곳곳에서는 주의종들이 어떤 환난과 핍박에 있는지 나는 들리는 소리만으로 짐작할뿐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주님을 사랑하는 성도들은 어느 상황에서나 각각 다른 핍박과 유혹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랑에 너무 감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또 고백을 한다.
어떠한 핍박과 유혹이 와도 저는 주님을 따라가겠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저의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이다.

2011년 7월 28일 목요일

내 인생의 마지막 항암이 되길 바라며...(8차 항암을 마치고)

2011.7.28.목.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  우리 집은 괜찮지만 서울 강남쪽과 경기북부쪽은 피해가 심하다. 노아의 홍수 때 연일 비가  오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그 두려움이 나에게도 어렴풋이 전해져 온다.

어제(7.27)는 드디어 마지막 8차 항암주사를 맞았다. 이교수님께서도 그동안 담담히 잘 견뎌냈다며 칭찬해 주시고 항암주사실 간호사 언니도 내 일처럼 기뻐하며 안아주고 싶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엄마가 항암을 맞는동안 침대맡에서 잘견뎌내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새벽기도때는 날 위해 기도할때 하나님께서 그렇게 눈물을 주시더라고.. 지금까지 평안함 가운데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린다.

외과 교수님을 만나 앞으로의 수술계획에 대해 들었다. 아쉽게도 8월중순에 안식년으로 미국으로 가신다고 하여 다른 교수님께서 수술을 집도하실것 같다. 아마도 8월 18일쯤 수술을 하게 될듯. 촉진을 하시더니 아직 덩어리가 조금 남아있다며 부분절제를 할지 전절제를 할지는 열어봐야 안다고 하신다.
마지막 항암제가 효과를 나타내어 암세포가  점점 작아지고 소멸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항암치료가 되길 기도한다.

항암주사실에는 여러개의 병상이 주욱 놓여있고 환자들은 링거로 항암주사를 맞는다. 대부분 1~2시간 이상.  어떤 분은 책을 보시기도 하고 TV를 보시기도 하고 보호자 분과 이야기를 나누시기도한다. 대부분은 잠을 청하신다. 내 앞서서  5-6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항암주사를 맞는것을 보았다. "안녕!"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나도 이렇게 안타까운데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잘 이겨내서 건강하게 자라나길..

왼쪽 가슴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던 그날. 불현듯 스쳐지나갔던 두려움. 그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병원 소파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드렸던 기도. 기도원으로 달려가 1박 2일을 지내면서 알게된 노(老)권사님들의 위로와 같이 방을 쓰던 성도님들께서 기도해 주셨던 기억. 금요철야 예배때 목사님께서 전해주셨던 하박국 3:17-18절 말씀. 심령에 주셨던 위로와 주님의 붙드심. 첫 항암치료를 하면서 입원실에서 만났던 환우들. 때마다 찾아와 주고 연락해 주는 지체들. 가족들, 친족들, 이웃들.  의사선생님들과 간호사분들. 새벽기도때마다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시는 목사님과 교회 성도님들. 또 멀리서 기도해 주시는 분들까지. 8차 항암치료의 과정까지 돌아볼때, 하나님께서 나같은 사람을 이렇게 선대하시는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제 삶을 다 드려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게 해주세요.
모난 것들, 부족한 것들 뚜드려 고쳐 주시고 진실하게 주님과 이웃들을 섬기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11년 7월 21일 목요일

내일 일은 난 몰라요

2011.7.21. 목요일
 
이번주 주일학교 공과활동을 하는데 혜미가 거무스름한 내 손톱이 이상했나보다. 손톱에 검은 색 매니큐어를 칠했냐고 물어본다. 일곱 살 수민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 모자(비니)를 벗어보세요” 한다. 내가 안된다고 하니 까까머리냐고 물어본다. ㅠㅜ “응 선생님 머리가 짧아서 모자 쓰고 다니는거야” 라고 얼버무렸다. 아이들은 호기심도 많고 관찰력도 뛰어나다.
처음 확진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서 항암치료 계획을 들으면서 이 교수님께서 유방암 항암제는 100% 탈모가 발생한다고 괜히 질질 짜지 말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머리카락이 나니까 쿨하게 넘기자고 말씀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3주후 2차 항암을 앞두고 두피가 좀 아프기 시작하더니 베게에 솔솔 머리카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쿨하게 넘기자고 생각했으면서도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그 즈음 어느날 밤에는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지는 꿈을 꾸었다. 한번 빠지기 시작하더니 사정없이 빠지기 시작했다. 옷에 떨어져서 따갑고 방이나 거실에도 머리카락이 나뒹굴어서 부모님께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미는게 어떻냐고 하셨다. 1차로 긴머리를 자르고 짧은 단발머리 상태였지만 워낙 숱이 많았던 터라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머리를 감을때도 엉키게 되어 결국에는 2차 항암을 하러 올라가는 길에 교회 언니 미용실에 들러 다른 손님들이 안보는 특실(?)에서 시원하게 머리를 밀었다. 교회 언니가 위로를 해 주시려고 하는건지 머리깎은 모습이 예쁘다고 해 주셨다. 난 내 얼굴이 타조알 같아서 웃고 말았다.
2차 항암을 하기전날 남대문 시장에 들러 예쁜 단발머리 가발을 샀다. 다음날 손 교수님이 보시더니 원래 내 머리 같다며 잘 어울린다고 비싼걸로 했냐며 미소지으시며 물어보신다. 4만 5천원 주고 산 것 치고는 성공했다. ㅎㅎ 봄에는 가발 위에다 모자도 쓰고 다니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더워서 고이 모셔놓고 비니만 쓰고 다닌다.
박수경 선생님이 쓰신 책(한쪽가슴으로 사랑하기)에도 나와있지만 정말 옷이 날개가 아니라 “머리카락이 날개다!“ 옷을 고를 때도 비니나 모자와 어울리는 옷을 찾기가 어렵고, 원피스나 정장은 입어도 스타일이 안산다::
그래도 아직 눈썹과 속눈썹은 조금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처음에는 결혼도 안한 나의 한쪽 가슴을 잃게 된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고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할수 있을까, 아이는 가질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앞으로의 나의 삶에 대해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일일은 난몰라요” 주님께 맡겨버렸다. 그랬더니 평안함을 주신다. 여성으로서 아름다움을 잃은 지금의 모습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의 속사람은 주님보시기에 어떨까? 만약 이번 어려움을 통해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나의 속사람을 단장한다면 이 일은 내 삶에 축복일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된 편의점 집사님의 말씀처럼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신다는 것. 나만의 착각일 지도 모르지만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이런 “특별 대우”를 해 주신다고 믿기로 했다.
그리고 혼날 때  빨리 알아듣는 자식처럼 나도 주님의 뜻을 얼른 헤아려 나의 부족한 부분들이 고쳐지고 그분께서 쓰시기에 좋은 그릇으로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11년 7월 12일 화요일

찾아와 격려해 주시는 이웃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Dear all,

이렇게 찾아와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좀 놀래긴했어요^^: 블로그 댓글달기에 문제가 있어서 한참 만에 이렇게 감사의 글을 남깁니다.) oldman님의 이웃분들이신 것 같은데, 눈물이 핑돌정도로 위로가 큰 힘이 됩니다.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지만,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oldman님께도, 그리고 공간을 넘어서서 성도의 교제를 허락하시는 주님께도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황은주 드림.

2011년 7월 7일 목요일

큰딸래미 노릇을 잘 하자(7차 항암을 마치고)

어제(2011.7.6.수)는 7차 항암이 있어서 그저께 상경하여 치료를 받았다.
지난번 보다는 주사 맞기가 수월했다. 막대 사탕을 입에 물었더니 주사약 냄새도 덜 나고, 주사 맞는 동안 MP3로 설교 말씀을 듣기도 하고 잠깐 눈을 붙이기도 했더니, 2시간이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금방지나갔다. 모두 주변분들의 기도와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신 덕분이다. 이제 3주간 부작용들을 견뎌내면 마지막 항암 주사를 맞게 된다.
임상연구간호사께서 검사 계획 페이퍼를 줬는데 '마지막 항암' 이라는 글귀를 보고 엄마와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확진을 받고 언제 치료를 받을까 했었는데, 이제 마지막 항암을 남겨두고 있는것이다. 평안함 가운데 인도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수현 교수님께서도 다른 환자들보다 얼굴도 밝고 잘 견뎌내고 있다고 격려해주셨다.
엄마가 옆에서 주일학교도 하고 새벽기도도 나간다고 부가 멘트를 막 날려주시니(--::_ 교수님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다고 하신다.
이대로 잘 견뎌낸다면 3주뒤 마지막 항암을 하고 외과 주치의 선생님과 만나 수술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술 받기전 몸을 체크할 것이다. 얼마만큼 항암치료 효과가 있었는지 촬영을 하고, 초음파를 하고, 심장스캔, 임상검체채취, 전신PET-CT도 찍고, 그리고 쿵쾅쿵쾅 소리가 나는 MRI 기게에 들어가 30분동안 엎드린 자세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시편 23편을 외우면서 찬송도 하고 기도도 하고 있을것이다.(처음 MRI를 찍으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 짧지 않은 시간에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성경 암송을 많이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지난 cycle 동안은 밥먹는게 조금 힘들어서 밥대신 빵을 먹고 수박만 먹어 댔더니 부모님이 속상하셨나 보다.
이번에는 때맞춰 밥먹으라고 하실때 잭각잭각 일어나 맛있게 먹고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지.

나이 서른한살.  다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려고 등록을 마친 시점. 부모님은 큰딸이 공부를 하면서 평범하게 가정을 이루고 살것이라고 생각하셨을텐데, 갑자기 그동안 건강했던 딸이 암확진을 받았다는 소식에 충격이 크셨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날 확진을 받고 기도원으로 달려가서 하나님께서 왜 이런 시련을 주실까 울면서 기도했을때도 부모님 생각에 더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동생도 한달동안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언니가 병을 얻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한다.
자식된 도리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면서도 때로는 엄마, 아빠께 상처를 주는 말을 할때가 있다.
이제 더욱 사랑해드리고 말도 잘 듣는 딸이 되어야지.
그리도 치료의 과정도 잘 감당해서 기쁨을 드려야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는 고백을 드린다.

너는 무엇을 위해 부르짖느냐

"너의 병낫기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면서
나의 몸(예수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이 병들어가고 쇠퇴할때 너는 그렇게 울며 내게 부르짖었느냐"

몇일 전 새벽예배에서 최근 부임하신 이후로 일어난 성도들끼리의 문제로 교회에 어려움이 있어 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권면하시며 주의 말씀을 따라 책망하시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중에 주님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그리고 또한 이 물은은,
참된 말씀 성경의 가르침으로 부터, 그 본질로 부터 멀어져 부패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이 시대의 교회에 대하여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심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요청이기도 했다.

암 덩어리가 몸에서 자라 점점 육신을 병들게 하고 결국에는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하는것에 대해 우리 인간들은 두려워한다.
그런데 더 무섭고 두려운일은 우리 주님의 교회가 쇠퇴하는것이다.
그럴때 노아의 시대와 같이, 또 소돔과 고모라때와 같이 주님의 심판이 있게 되는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거룩한 교회에 속한 성도로서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삶을 살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2011.7.7.木) 조선일보에 동성결혼, 정자기증 등으로 가족의 개념이 바뀌어 지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또한 몇해 전부터 TV 공중파 에서는 인기있는 연예인들을 내세워 혼전 동거를 부추기는 가상 결혼 프로그램등을 내보내고 있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뿐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우리 성도들이 정신을 차리고 있지 않으면 거대한 세속의 물결에 휩쓸려 가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 단체 및 정부는 여러 정책을 가지고 뒷문을 막아보려고 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청소년 교육을 바로 함으로써 후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일학교 교육이 있다. 학교 공교육도 무너져 가고 보편적 아름다운 가치들이 무너져 가는 이 시대에 바른 하나님의 말씀으로 아이들을 교육한다면 그 씨앗이 심겨져 열매맺을 것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이일을 시작하기로했다.
나에게 맡겨주신 영혼들에게.
주님의 도우심이 절실하다.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둘것이다.

장마가 시작된지 일주일쯤 된 것 같다.

어저께 주일에도 비가와서 주일학교 학생들이 안올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교육관 창문으로 수민이가 예쁜 우산을 쓰고 할머니와 함께 예배당으로 들어가고 있는게 보였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면서 창문을 열고 "수민아 안녕! "하고 크게 인사했다.
나도 이렇게 기쁜데 우리 주님은 얼마나 성도들을 기다리시고 기뻐하실까.
보조교사로 섬기기로 했던 주일학교를 전임으로 맡게 되었다. 새로 부임하신 목사님은 날 뭘믿고 덥썩 주일학교를 맡기셨는지ㅡㅡ::
목사님께서 나중에 말씀하시기를  부임하시면서 주일학교가 없어서 어떻게 할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내가 먼저 주일학교 얘길 꺼내서 하나님께 감사하셨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떻게 보면 다른 곳으로 가실뻔하셨던 목사님도 이곳으로 오시고 나도 투병생활로 집으로 내려오게 된것이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그렇게 된것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되리라.
아직은 나와 보조교사 두명 포함해 11명 재적인 주일학교지만 이 귀염둥이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심겨 열매맺는것을 기대하면서 섬기고 있다.
룻기를 두주째 가르쳤는데 15개월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격차가 커서 아직은 어수선하고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서울로 학교를 가면서 부터 거의 10년 동안 떠나있었던 교회에 다시와서 주일학교를 섬기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나도 이곳에서 주일학교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후에 다시 돌아오게 된것이 그때 배운 하나님을 기억하고 오게 된것이란 생각이 든다. 은혜를 갚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오늘 새벽기도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무너져있던 주일학교와 학생회를 다시 세워놓는 일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깊은곳에서 올라왔다.
주님께서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체력을 붙들어 주셔서 섬기는 일을 잘 감당했으면 하고 기도한다. 이번 6차 항암을 맞고는 몸이 힘들어서 기도와 말씀 보는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손해보지 않으시는 분이니까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치료를 잘 이겨내고 힘을 주시리라 생각한다. ㅎㅎ

지금은 할머니 권사님들이 더 많은 교회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씨를 뿌려야 한다.
후에 기쁨으로 그 단을 거두게 하실것을 믿는다.

2011년 6월 3일 금요일

갚을 것이 없는 고로 네게 복이 되리니

오랜만에 그리워하던 지체들을 만났다.
검사차 서울에 올라왔다가 때마침 수요일이라 예배에 간 것.
말씀전하시는 목사님, 그리고 예배 후 부르짖어 기도하는 시간은 여전했다. 다만 예전보다 수요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수가 줄어든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다들 예전보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마 머리에 비니만 쓰지 않았으면 환자인지 잘 모를것이라나^^

오전에 병원에 들러 피검사하고 손교수님을 만나서 경과를 들었는데 종양의 크기가 1cm정도 줄었다고 한다. 처음엔 3.8cm 였다니 꽤 진행이 된 상태였던 것이다.
항암제가 효과를 발휘하여 나아지고 있다니 정말 감사하다.

점심은 대학친구 지연이와 먹고, 외래볼때는 진아언니가 와서 같이 보고, 언니가 기도해 줬다.
그리고 은실, 승현, 은경이가 신촌까지 왔다. 은경이가 규성이도 데리고 왔는데 이제 기어다니고 나한테 미소를 막 날려준다. ㅎㅎ
그간의 얘기를 나누다가 컨디션이 괜찮아서 개포동까지 간것이다.
은경이가 집에서 맛있는 저녁도 대접해 줬다. 그리고 예배후 우진오빠와 은경이,규성이까지 우리집까지 차로 데려다 줬다. 정말 감사하다.

서울에 올때마다 친구들과 지체들이 찾아와 주고 신경써줘서 고맙다.
이놈의 인기란 ㅎㅎㅎ

꼭 기억해 두었다가
나도 다른이들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웃들에게 유익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예전부터 가끔 생각하는건데
내 장례식장에는 은혜를 갚고 싶어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가복음 14장에 이런 말씀이 있다.

12또 자기를 청한 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두렵건대 그 사람들이 너를 도로 청하여 네게 갚음이 될까 하라
13 잔치를 배설하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병신들과 저는 자들과 소경들을 청하라  
14 그리하면 저희가 갚을 것이 없는 고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의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니라 하시더라  


이 말씀을 대할때면 우리 남목사님이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이들을 목양하시려면 외롭고 어려운일이 많으실텐데..
이제 베푸신 은혜의 100분의 1이나 알까하는 나같은 성도들을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을하셨을까.
하나님, 우리 남목사님 나중에 주님앞에 섰을때 그 눈물을 닦아주시고 갚아 주실꺼죠?

한번 주어진 생애, 정말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생을 보내고 싶다. 나에게 유익이 되는 사람을 사귀기 보다는 내가 가진것으로 다른이들을 부요케 하는 삶을 살고 싶다.

2011년 5월 31일 화요일

쓰시기에 좋은 그릇으로..

하나님의 뜻은 다 알수 없다.
임목사님을 일으켜 주시길 바랬지만...부르심을 받으셨다.
그리고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장지에 가서 임목사님 장례예배를 드리는데,  나의 인생도 하나님의 손안에 있고 언제 부름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오신 목사님께서는 새벽기도때 민수기로 말씀을 전하신다.
성경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알고 싶은 마음의 소원이 있었는데, 매일성경본문으로 새벽기도때 말씀을 강론하신다고 하니 기도가 응답된것 같아 감사하다.

교회는 영적전투를 수행해야 한다는 말씀. 그렇지 않으면 사단이 역사한다는 말씀이 와 닿았다.

주일학교를 다시 시작하면 보조 교사로 섬기게 될것 같다.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고 재미있게 가르칠수 있을까 연구를 좀 해야겠다.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초등학교 3년간 쳤던 실력은 어디갔는지 지금은 손가락이 많이 굳었다.
주로 찬송가와 복음성가 반주를 할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몸 컨디션이 허락하면 나와서 연습을 하기로 원장님과 얘기가 됐다.

이 특별한 시간들을 허투루 쓰지 않고 주님 쓰시기에 좋은 그릇으로 잘 준비되길 바란다.

5차 항암, 부작용이 나타나다

5차 항암부터는 주치의 선생님도 바뀌고, 항암제도 다른약을 썼다.
4차까지는 10분정도 주사 몇대를 맞았었는데, 이번에는 두시간정도 병상에 누워 약을 투여받았다. 교과서적으로는 이번약이 감당하기에 다 낫다고 했지만 실제는 젊은 여성들은 더 어려워한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항암제를 맞은지 30분쯤 뒤에 부작용이 나타났다.
갑자기 속에서 뭐가 올라오는것 같더니 얼굴과 목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숨쉬기가 어려웠는데 곁에계시던 엄마가 간호사 언니를 불렀다. 결국 약을 투여하는것을 잠시 중단하고,  부작용 방지 주사를 다시 맞고 투여량을 줄여 다시 맞게 되었다.

심리적으로 힘이 들었다.
외래 주사실에 켜놓은 TV 소리, 옆 환자분의 전화 소리, 다른 환자분이 드시는 음식물 냄새 등이 신경 쓰이고, 거기다가 춥기까지 했다.

아침 11시쯤 병원에 왔는데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병원문을 나서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지난번 초음파, 촬영 결과 종양크기가 줄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임상시험도 같이 하게 되었는데 ,  효과가 나타나서 종양이 없어지고 낫게 하는데 사용해 주시길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집으로 오는 택시안에서
기사분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분도 간암으로 투병하시고 지금 나으신지 3년째라고 하셨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전에 일할때, 암환자들과 가족들의 사회정서적 부담과 비용에 관한 논문을 읽고, 정책적인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늘 대해왔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더욱 체감한다.
환자 한 사람과 그 가족들의 부담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새로운 약이라 5차 항암 term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고 힘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은 컨디션이 괜찮다.

2011년 5월 4일 수요일

공감 그리고 눈물

2011.5.4. 화

어제(5.3.)는 아침일찍부터 서둘러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암센터에서 채혈을 하고 본관 유방암클리닉으로 이동해서 기다리는 동안 은정언니가 왔다. 그리고 은실이, 현희,윤경이까지.. 우리 팀원들이 얼굴을 보고싶다고 찾아온것이다. 약 3개월만의 만남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멀리서부터와준 지체들이 정말 귀하고 고마웠다.
투병을 하면서 가족, 친척들, 친구들 그리고 기도해 주는 교회 성도들이 큰 힘이 된다.

외래 진료를 보면서 교수님께 이번 텀은 복부통증이 심해서 힘들었다고 했더니, 좀 더 강한 진통제를 처방해 주시고 산부인과 협진을 의뢰해 주셔서 초음파검사를 했다. 검사결과는 자궁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아마도 배란통인것 같다고 3개월후에 초음파를 다시 보자고 하셨다.

산부인과 진료를 마치고 의자에 앉아 수납을 하려고 기다리는데 분홍색 가운을 입은 아주머니가 옆에 계셨다. 분홍색가운은 유방암 검진을 받을때 입는 옷이라 아주머니께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어디까지 치료를 받으셨는지.. 한쪽에있던 암이 다른쪽에도 전이가 되어 치료 절차를 밟으시는 중이라고 하셨다. 병원에 들어오게 되면 환자들끼리는 서로 정서적으로 지지도 되고 정보도 교환하게 된다. 내가결혼도 안한 아가씨 인걸 아시고 내 어깨를 감싸고 눈물을 흘리신다. 당신은 이제 60세를 넘으셔서 괜찮지만 나의 처지를 안타깝게 보시고 눈물을 흘리신것이다.
때로는 공감의 눈물이 정서적으로 큰 위로가 될때가 있다.
아주머니께 완치되시길 바란다. 힘내시라. 그리고 예수님에 대해 잠깐 얘기를 나누고 자리를 떠났다.

다시 암센터로 이동해서 외래 항암주사실에서 혈압을 재고, 체온을 쟀다.
정상이다.
약이 준비될 동안 엄마와 고모는 말씀을 나누시고 나는 창밖으로 보이는 연두빛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싱그러운 연두빛 나뭇잎들이 나에게 소망을 준다.

오늘로써 빨간약은 끝이다. 간호사 언니가 능숙하게 정맥혈관을 찾아 약을 투여한다. 벌써 몸이 알아차리고 반응을 한다. 신경도 예민해진다. 입에 사탕을 물고 있으니 좀 나은것 같다.
다음5차 항암부터는 주치의 선생님이 바뀌게 된다. 손교수님께서 미국연수를 가셔서 처음 병원입원했을때 나에게 항암치료 계획을 설명해 주시던 이교수님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면서 임상시험도 같이 진행한다. 임상시험을 통해 다른 유방암환자들이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좋은거니까 수락했다.
이번 약은 약 10분동안 주사기 몇대로 투여를 받으면 됐지만, 5차부터는 2시간정도 링거 주사를 맞게 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바뀌는 약이 부작용이 덜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희망을 가져본다.

엄마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는 한숨 자니 좀 나아진다.

이제 3주동안 큰 부작용없이 잘 감당하길 기도드린다.
그동안 다른 환자분들보다 큰 탈 없이 잘 온것이 모두 주님의 은혜이고, 주변에 기도해 주시는 분들 덕분이다. 특히 새벽기도때 지권사님께서 목사님기도 다음으로 나를 빠뜨리지 않고 기도해 주시는것. 정말 황송하고 감사하다. 이번 치료차 서울로 오기전에도 집으로 오셔서 힘을 주셨다.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을 받게 해주시니 주님의 은혜에 정말 감사드린다.

3개월이 지났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번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 주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가.
그리고 더욱 주님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하나님, 저를 주님의 뜻대로 사용해 주세요.
욥의 고백처럼 정금같이 나오게 해주세요.

2011년 5월 3일 화요일

4차 항암을 앞두고..

2011.5.2.월.

엄마가 이번 치료 때는 같이 올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이신다고 하셨다.
딸 간호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셨다. 그동안 아픈 딸을 집에 혼자 두고 가는게 마음에 늘 걸리셨단다. 부모님의 사랑은 정말 크다. 감사하고 죄송하다.

 내일 아침 병원에 가서 채혈을 할것이고,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 3주간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백혈구, 혈소판수치, 혈압 등이 치료 받기에 회복이 되었으면 계획대로 4차 항암주사를 맞게 될것이다.
1월말에 확진을 받았으니 벌써 3개월이 지나갔다.
1,2차 term동안은 부작용이 그리 심하지 않아서 감당할만 했는데,  3차 항암후에는 힘든 시기를 겪어서인지 내일 다시 주사를 맞는게 꾀가 난다.
4차항암까지는 '아드리아마이신'이라는 빨간 약을 맞는다. 환자들사이에서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붉은 악마'로 표현이 된다지만 암세포를 죽여주는 약이니 나는 '붉은 천사'로 생각하기로 했다.
 피검사결과 수치들이 정상이면 항암주사를 맞게된다. 약국에 먼저 들러 구토방지제를 먹고, 외래 주사실에 가서 혈압을 체크하고, 체온을 재고 약을 기다린다. 간호사 언니가 내 이름을 호명하면 의자에 앉아 약을 투여할 혈관을 찾는데,혹 약이 잘못들어가 혈관이 괴사될수도 있어, 식염수와 번갈아서 큰 주사기로 약을 맞을때는 긴장하게 된다.
약 10분정도 주사를 다 맞고 나면 몸이 벌써 항암제에 반응해서 좀 힘들어지는데, 집으로 돌아와 한 잠 자고 나면 나아지는 것 같아 그렇게 하고 있다.
대게 항암주사를 맞은 2주째가 면역력도 약해지고 힘들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1주를 지낼때 가장 어려운것 같다. 다시 몸이 회복되는 3주째는 정말 '살 것' 같다.

얼른 8번의 항암치료가 지나가면 좋겠다.

오늘 오후 고속버스를 타고 강남터미널로 들어오는데, 창밖으로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고 꽃이 핀 길을 걸어가는 여성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얼른 완치가 되어
머리카락이 자라나면, 화창한 봄날 그 길을 걷고 싶다.

2011년 4월 28일 목요일

부활과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부활주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고난주간에는 아랫배통증과 구토증상, 고열 때문에 힘든시간을 보냈다.
욥의 고백처럼 '이 밤이 언제 지나갈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심정을 겪어보게 되었다.
약 30년동안 별탈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이렇게 질병을 얻고 보니 그동안 아픈사람들의 심정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을 한다.
통증이 심해 눕는것도 어려울때면,
나 대신 십자가를 대신 지셔서 내가 나음을 입었음을 묵상했다.
그리고 죄없는 분이 죄인인 나를 위해 십자가를 대신 지시기까지 사랑해 주신 것을 생각하면서 왈칵 울음이 나왔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 5:8

육신의 연약함을 통해 주님을 더욱 의지하게 된것이 감사하다. 성경에 나오는 병자들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와 닿는다. 38년된 중풍병자, 열두 해를 앓았던 혈루병 여인..나병환자들..
나는 이제 몇개월정도 투병을 하고 있지만 오랜동안 병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우리 주님은 택하신 백성들의 질고를 같이 아파하시며 고쳐주셨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

통증이 심할때는 천국과 영원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고통이 없이 영원히 사는곳. 불완전한 것이 벗어지고, 죄의 권세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때.
그렇지만 지금 주님 앞에 서게 된다면, 뵐 면목이 없다.
나그네 세월동안 정신을 차리고, 남은 생애를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리고 잘했다 칭찬받는 삶을 살아야 할텐데..


이제 4차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다.
때로 생각한다.
'4차 항암치료까지 하고  병이 나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살아계신 하나님과 복음이 전해지는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다'
마치 사도바울 선생님이 감옥에 갇힌일이 복음의 진보가 된줄을 알라고 말씀하신것처럼.
그러다가도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뜻하신바가 있다면 그것에 순종하고 잘 감당하게 해달라는 기도로 어느새 바뀌게 된다.
하나님의 뜻을 알수없으나, 그분은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는 분이시기에 이 질병을 주신 이유가 분명히 있으실꺼라 생각한다. 지금은 알수 없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암과 싸우고 있는 환우분들이 모두 친구처럼 느껴진다.
처음 확진을 받는것처럼 초조함으로 외래 대기의자에 앉아있는 환자나 이미 항암치료로 병색이 드러나있는 분들과 눈이 마주칠때면 속으로 응원한다.

진심을 담아 "힘내세요! 우린 잘 이겨낼수있어요!" 이렇게 말이다.

2011년 4월 24일 일요일

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회 앞뜰에는 하얀 목련꽃이 피었다.
엄마와 새벽기도를 갈때 목련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속으로는 목련이 꼭 팝콘같다는 남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나 나도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길.
연두빛 움을 틔우는 나무곁에 잠시 머물러
그 '생명력'에 대해 생각한다.

임목사님께서 같이 예배드리지는 못하셨지만, 사택에 오셨다.
아직 거동하시는 것이 힘드시다고하여 잠깐 사택에 들러 뵙고 기도해 드렸다.
이런 고난을 주시는 주님의 뜻을 다 알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종을 다시 일으켜 주시길  간구했다.
겨우내 얼었던 나무에 다시 움이 돋아나듯이,
그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말이다.

오늘 부활주일 예배는 감격이 있었다.
고난주간에 통증이 심해서 몸이 많이 힘들었는데, 예수님께서 죄인인 나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대신 지신 그 은혜가 더 크게 다가왔다.

건강했을때 알지못했던 것들을
연약하게 되보니 깨닫게 되었다.

주님 사랑합니다.
저의 생명과 모든것을 다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게 해주세요.

블로그를 시작하다

2010.10월 블로그를 열면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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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신문 칼럼에 소설 '빙점(氷點)'을 쓴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는 "3년간 일기를 쓴 사람은 장래에 무슨 일이든 이룰 사람이며, 10년간 일기를 계속 쓴 사람은 이미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라고 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두달 전인가.. 국회도서관에서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살펴보았는데,
날씨까지 상세하게 기록한 것을 보고 놀랐고 이것이 역사의 흐름가운데 전해져 후대에 교훈을 주고, 힘을 발휘한다는것.
다시한번 기록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자기 반성을 통해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
오늘보다 내일, 한 달 후, 1년 후, 10년 후.. 그분 앞에 서기까지..
내가 간절히 바라는 일이다.
학창시절 문방구 공책에 썼던 일기, 그리고 미니홈피나 PC에 써놓은 일기들을 보니 다른것은 몰라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인도하셨고 은혜를 주셨는지 돌아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다시한번 내 생의 발자취를 이곳에 기록해 두려고 한다.


"For which cause we faint not; but though our outward man perish, yet the inward man is renewed day by day" /2Corinthians 4:16

2011년 2월 19일 토요일

아름다운 나라 _김홍전 (Hong Chun Kim, 1967)


저 아름다운 하늘나라
참 평안의 그 나라
내 마음에 항상 사모하니
거기 내가 거하리



이 세상이 주는 평안
잠시 후에 사라지며
참된 희락 거기 없고
의지할 수 없네



저 하늘나라의 기쁨과
그 나라의 평안이
주님께서 내게 주신
거룩하신 은혜니
세상 것에 눈이 흐려 방황할 수 있으랴



내 주의 나라 참된 평안
나의 속에 언제나
끊임이 없이 거하기를
주께 비옵나이다



하늘나라여
내 안에 언제나
항상 빛나며
참 평안 참 기쁨 끊임없이
가득하옵소서



성신님 역사하사
내 맘에 의와
평안과 참 희락이
영원토록 나와 함께하여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