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6일 화요일

엄마를 부탁해

2011.8.16.화.흐림

내일 입원하고 모레 수술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보면 수술실에 들어가기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그동안 덕분에 행복했다"뭐 이런말들을 하니까 나도 엄마아빠에게 무슨말을 할까 생각해본다.
몇일 전 열어놓은 거실창문으로 소나기가 들이쳐 말려놓은 옥수수알들이 젖어 정리하다가 "엄마 나 수술실에서 나오면 마취깨기전에 모자(비니) 꼭 씌워줘!" 했더니 엄마가 웃으신다. 아직 나의 맨들맨들한 까까머리를 본사람은 열손가락안에 꼽히는데 혹시 마취깨기 전에 누가 병실에 찾아올수도 있으니ㅡㅡ;
수술대에서 무슨말을 할지는 좀더 고민해봐야겠다.

어제 서울올라오기전 엄마한테 등좀 밀어달라고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고는 대중탕에 못갔기때문에 수술전에 마지막으로 몸을 좀 깨끗이하려는 것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엄마한테 투정을 좀 부렸다.바로 엄마 미안해 라고 사과드렸지만 속상하게 해드린것같아 맘이 편치않다. 신경숙의'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에서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던 것이다(정확하진 않지만 소설의 끝부분에서)라는 부분이 와닿았었다. 나와 동생 때로는 아빠의 투정까지 다 받아주시는 엄마.그렇다.
엄마에게도 때로는 엄마가 필요할때가 있는것이다.

이제 방도 덜 어질러놓고 엄마가 해주시는 밥도 맛있게 먹어야지. 말도 조심해야지 다짐한다.

하나님,우리 엄마를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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