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0일 금요일

오랜만의 쇼핑

오랜만에 쇼핑을 했어요.
봄이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착한 동상이 언니가 평소에 칙칙한 무채색 옷만 입고 다니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용돈을 주는게 아니겠어요?  (역할이 한참 바뀌었지요?ㅠㅜ)
근래에 머리가 많이 자랐기 때문에 모자는 집어 던지고 보이쉬한 숏컷으로 다녔는데 
공중 화장실에서 저를 보시고 '어머! 잘못들어왔는가벼! '하고 나가시는 아주머니나, 저를 한번더 빤히 쳐다보면서 확인하시는 경우가 몇번 있었기 때문에 샤랄라한 옷으로 바꿔입을 필요성을 느끼던 참이었어요. 

또 한번 깨닫는 거지만, 머리카락이 날개여요.(옷이 날개가 아니라)
항암이 끝난지 9개월이 다 돼가는데 왜이렇게 머리카락은 빨리 안자라는 걸까요? 게다가 숱이 많던 눈썹이 이제는 희미해져서 아이브라우를 꼭 그려야 해요ㅠ
결국, 카키색 겉옷을 하나 샀어요. 아직까지는 스커트나 여성스러운 옷은 무리인 것 같아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다보면 외모의 변화때문에 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치료중에는 힘이드니까 화장이니 옷차림이니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고 다니는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가발을 쓰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차려입고 다니시는 아주머니들을 많이 봤어요. 어느 화장품 회사에서는  여성암환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강좌를 여는데 저도 작년에 참여해서 메이크업을 받고 다른 환자들과 얘기도 나누고 하니 치료중에 작은 행복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답니다.
그래요. 환자도 똑같은 사람이고 여자랍니다.

그런데 문득,

"너희의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앞에 값진 것이니라" 벧전 3:3,4 

이런 성경말씀이 떠오르는군요. 속사람을 더 돌아보라는 주님의 음성이실까요? ::

그래도 아직 아가씨로서 외모에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길 오늘도 거울을 보며 기원을 해 봅니다.

댓글 6개:

  1. 은주자매님, 날로날로 좋아지는것같아서 글을 보는 내내 저도 행복하네요 ^^ 머리카락 금방 자라라~~~자라라~~~우리 겉모습도 속사람처럼 아름답게 꾸미고 멋진 여인으로 살아가요 히히 ^^ 축복합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이런 날은 방콕을 추천합니다! ㅎㅎ

    답글삭제
    답글
    1. 감사해요! 선주씨의 응원덕분에 머리카락이 슉슉 자랄것 같은걸요ㅎ비가 많이와서 꽃이 떨어지는게 아쉽지만 낙수소리가 저의 마음을 두드리는군요^^

      삭제
  2. 하나님의 품 안에서 멋진 아가씨가 되세요.
    이곳 니카라과도 어제 첫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우기가 시작됩니다.
    우기에는 식물들이 무척 빨리 자란답니다.
    사랑의 비를 많이 많이 맞으시면서 빨리 빨리 자라기를 기도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Mango Tree님,

      감사합니다^^
      우기가 시작되는군요.한국은 봄인데 마치 여름날처럼 날씨가 덥답니다. 그곳의 식물들처럼 저도 사랑의 비가 기다려지네요 ㅎㅎ 평안하셔요!

      삭제
  3.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기도는 하루에 자주 내내 은주님의 아름답고 이쁜 긴 머리를 떠 올리며 매일 드리고 있습니다 기도의 인연은 알 수 없는 출발은 있지만 끝은 없더군요 앞으로 이 삶이 이어지는 동안 은주님의 이름은 그렇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불리어 하늘로 오르겠지요 그 아름다운 주님을 사랑하시는 마음만으로도 은주님의 삶은 많이 달라질 것을 압니다 좋은 선생님으로 이쁜 사람으로 그렇게 내내 즐거운 삶 만들어 가시기를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도드리겠습니다 잘 지내요 은주님!!

    답글삭제
    답글
    1. brian님,

      저를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격려의 말씀이 늘 힘이 된답니다.
      brian님도 주님은혜가운데 강건하시길 바래요!^^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