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하나님의 절묘한 타이밍

오늘부터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린다.매일 아침일찍 병원에 가야하는 나로서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여주로 내려왔다가 주일저녁에 서울로 올라가는 생활을 하는터라 부흥회에 참석못하는것을 아쉬워하고있었다. 그런데 오늘 낮예배마치고 집에왔는데 병원에서 전화가왔다. 방사선기계가 지난금요일부터 문제가있어서 부품수리를 하느라 내일은 치료가없다는!죄송하다는 연락. 전화를 받는내내 하나님께서 뭔가 조처를 취하신것같아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엄마가 들으시더니 하나님께서 너를 많이 사랑하시나보다 하신다 ㅎ
주님 주실은혜가 엄청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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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그날이 되면

향이를 만났다.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매주 만나서 같이 공부하는 것을 그만하게 되었었다.
안그래도 수시 원서를 잘 넣었는지 궁금하던 차였는데,
얼마 전  "샘, 저 합격했어요" 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왔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향이는 통일이 되면 북한으로 다시 가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북한은 병원이 거의 없어서 남한에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이지만 그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고 했다.
통일의 그날이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그날을 위해 우리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
만약 내가 복학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같은 캠퍼스를 밟게 될것이다.


2. 백혈구 수치가 괜찮아서, 독감주사를 맞았다.
매일 1시간씩 산을 오르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맑은 공기도 마시고 생각도 하고.
집근처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다니...

2011년 9월 28일 수요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다.

2011.9.27. 화. 맑음.

1.
방사선 치료 이틀째다. 총 30회를 받기로 했는데, 지난 주 설계를 하고 틀을 만들었다. 앞으로 주중엔 매일 매일 병원으로 출근을 해서 5-10정도 방사선을 쪼이게 된다. 30분이상 고개를 돌리고, 손을 올린자세로 틀이 굳기를 기다리는 데 팔이 저려왔다. 방사선 기사분께서 보라색잉크로 치료받을 부위에 선을 그어주신다. 목과 왼쪽 수술받은 부위 전반에.
 이 병원으로 오게된 후 방사선치료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이전에 겨드랑이 림프절에 있던 종양조직이 항암치료로 다 없어졌으나, 처음에 림프절로 전이가 됐었기 때문에 수술부위뿐아니라 목에도 방사선을  쬐기로 결정이 되었다. 앞으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인것이다.
방사선 치료는 항암치료보다는 아직까지는 수월하다. 방사선 피부염 방지를 위해 처방해 주신 크림을 바르고 있다.
문제는 손등혈관이다 그동안 항암주사를 맞느라 고생한 혈관이 지난 주 CT촬영때 갑자기 발사(자동으로 기계가 뿜어내니 이 표현이 맞겠다.)된 조영제 때문에 통증과 함께 딱딱하게 뭉쳐버렸다. 확진을 받고 CT를 여러번 찍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간호사 분께 CT 조영제 투여를 사람이 하면 안될까요 물어봤는데, 매번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환자들에게 말도 걸어주고 천천히 들어가게 하면 훨씬 인간적일것 같은데...불가능한일일까? ...
암튼 혈관이 잘 안잡혀서 채혈할때 고생 좀 하게 생겼다ㅠ

2.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내년에 복학을 할 수 있을까? 아빠는 건강을 되찾기전까지 학업을 미루는게 나을것 같다고 하시지만.. 하나님은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 아프고 나서는 내가 세웠던 계획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You know better than I.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긴다. 나의 모든 인생의 시간표를.

3. 학교에서 광화문 생명의 말씀사로 이동했다.
'그 청년 바보의사'라는 책을 집어 들고 읽는데 코끝이 찡하다. 집에 와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몇해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안수현이라는 청년의사가 주님의 손과 발이되어 환자들과 영혼들을 돌보았던 모습에 내 삶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서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미우라 아야꼬 아줌마의 책 두권을 엄청 저렴하게 건졌다. 한권은 단돈 3,500원. 아! 행복해라. 절판된 오래된 책들을 찾으면 나는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다.  아야꼬 아줌마도 암투병을 하셨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분의 일기들을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
K목사님의 설교집과 엄마께 드릴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성가CD,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줄 달란트를 구입했다.

2011년 9월 21일 수요일

오히려 내가 받는 은혜가 크다.

2011.9.18. 주일.

1.
아침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가는 길에 저 멀리 교회 창문으로 수환이가 나를 알아보고 반긴다. 점점 더 가까이 가니 교회 현관에서 나를 반기며 신발을 신고 "성생님~~!"하면서 뛰어나온다. 우리 주님도 성도들을 이렇게 맞아 주시겠지?
집에 내려와서 이곳 주일학교를 섬기면서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보면서 받는 은혜가 크다. 나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랑스런 아이들. 어느날은 수환이가 포크레인이 갖고 싶다고 하길래 미니카 세트를 사다주었더니, 그 다음주에는 조용히 오더니  "선생님, 스파이더맨" 이라고 속삭인다. 아주 얼토당토 않은 것이 아니면 사주고 싶은게 내 마음이다. 우리 하나님도 성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런 기분이실까? 자꾸자꾸 주님의 귀에 속삭이면 그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으면 주시는 분이신 것이다. ㅎㅎ
 오늘은 주일학교 공과시간에 "백화점왕 존워너메이커"의 이야기를 동화로 들려주었다.  우리 아이들도 워너메이커처럼 성경을 사랑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기쁨으로 주님께 드리는 아이들로 자라나게 해주시길 기도드렸다.
지난번 구입한 색칠성경이 유용하다. 내용도 바르고 쉽게 잘 구성되어 있어서 내가 읽어도 은혜가 된다. 혜선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질문에 대답도 잘 하고 태도도 좋다. 깨끗한 심령에 하나님의 말씀이 단단히 심기길. 아직 통제가 안되는 다섯살, 일곱살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간식시간보다 성경말씀시간을 기다리게 할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2.
어제 학생, 청년회 예배에는 목사님,사모님을 포함하여 8명이 모였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심긴 씨앗이 열매를 맺게 될 날을 꿈꾼다.

받은 위로로써 다른이에게...

2011.9.17. 토. 맑음.

어제 알게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방사선 치료를 오늘 세번째 받는 날이라고 했다.  만약 내가 그날 의무기록을 떼고 탈의실 의자에 앉지 않았더라면 못만났을뻔 했다. 나는 다른병원으로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뭔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인것 같아 앞으로의 만남이 기대가 된다.
그간의 치료의 어려움들, 우리만이 알수 있는 경험등을 얘기하면서 진작 알았더라면 서로 의지가 되었을텐데 했다.
친구의 어머니도 그동안 건강했던 딸이 병을 얻게 돼 충격이 크셨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신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같은 처지의 친구로 부터 받는 위로는 특별하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고린도후서 1:4

이번 당한일이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 좋겠다.

친구의 긴머리 가발이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