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7일 목요일

큰딸래미 노릇을 잘 하자(7차 항암을 마치고)

어제(2011.7.6.수)는 7차 항암이 있어서 그저께 상경하여 치료를 받았다.
지난번 보다는 주사 맞기가 수월했다. 막대 사탕을 입에 물었더니 주사약 냄새도 덜 나고, 주사 맞는 동안 MP3로 설교 말씀을 듣기도 하고 잠깐 눈을 붙이기도 했더니, 2시간이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금방지나갔다. 모두 주변분들의 기도와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신 덕분이다. 이제 3주간 부작용들을 견뎌내면 마지막 항암 주사를 맞게 된다.
임상연구간호사께서 검사 계획 페이퍼를 줬는데 '마지막 항암' 이라는 글귀를 보고 엄마와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확진을 받고 언제 치료를 받을까 했었는데, 이제 마지막 항암을 남겨두고 있는것이다. 평안함 가운데 인도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수현 교수님께서도 다른 환자들보다 얼굴도 밝고 잘 견뎌내고 있다고 격려해주셨다.
엄마가 옆에서 주일학교도 하고 새벽기도도 나간다고 부가 멘트를 막 날려주시니(--::_ 교수님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다고 하신다.
이대로 잘 견뎌낸다면 3주뒤 마지막 항암을 하고 외과 주치의 선생님과 만나 수술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술 받기전 몸을 체크할 것이다. 얼마만큼 항암치료 효과가 있었는지 촬영을 하고, 초음파를 하고, 심장스캔, 임상검체채취, 전신PET-CT도 찍고, 그리고 쿵쾅쿵쾅 소리가 나는 MRI 기게에 들어가 30분동안 엎드린 자세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시편 23편을 외우면서 찬송도 하고 기도도 하고 있을것이다.(처음 MRI를 찍으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 짧지 않은 시간에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성경 암송을 많이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지난 cycle 동안은 밥먹는게 조금 힘들어서 밥대신 빵을 먹고 수박만 먹어 댔더니 부모님이 속상하셨나 보다.
이번에는 때맞춰 밥먹으라고 하실때 잭각잭각 일어나 맛있게 먹고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지.

나이 서른한살.  다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려고 등록을 마친 시점. 부모님은 큰딸이 공부를 하면서 평범하게 가정을 이루고 살것이라고 생각하셨을텐데, 갑자기 그동안 건강했던 딸이 암확진을 받았다는 소식에 충격이 크셨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날 확진을 받고 기도원으로 달려가서 하나님께서 왜 이런 시련을 주실까 울면서 기도했을때도 부모님 생각에 더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동생도 한달동안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언니가 병을 얻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한다.
자식된 도리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면서도 때로는 엄마, 아빠께 상처를 주는 말을 할때가 있다.
이제 더욱 사랑해드리고 말도 잘 듣는 딸이 되어야지.
그리도 치료의 과정도 잘 감당해서 기쁨을 드려야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는 고백을 드린다.

댓글 6개:

  1. eunjoo 님,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이웃블로거의 기도 부탁을 받고 찾아왔습니다.
    저의 시어머님과 엄마가 대장암 수술을 하신 경험이 있어 eunjoo 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헤아려봅니다. 두 분이 투병하는 동안, eunjoo님 처럼 기도하고, 찬송하고, 말씀으로 이기셨습니다. 그리고 수술 받고 항암치료 받으신 지 10 년이 지났고, 신앙생활 잘 하고 계십니다.
    많이 힘드시더라도 지금처럼 잘 견뎌주십시오. 힘 내십시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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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ldman 님 기도 부탁 코멘트로 찾아왔습니다. 요즘에 암 진단을 받고 치료과정에 있는 사람을 찾거나 그런 병력이 있는 가족 구성원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저희 가족 중 한분이 겪으셨던 것처럼, 분명히 은주님도 많은 시련 중에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위로의 말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기억날때마다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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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oldman께서 댓글을 달아주셔서 찾아왔습니다. 저도 가족과 친척중에 암투병 병력이 있어서 글을 읽어보니 잘 해내고 계시다는 생각이듭니다. oldman님의 좋은 뜻에 따라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치료 잘받으시면 됩니다. 승리하도록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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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많이 힘들겠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굳게 믿는 믿음이 있어서 좋아보입니다.

    저도 중보기도 부탁을 받았습니다. 비록 얼굴은 모르더라도 주안에서 한 형제 자매인 우리, 저도 생각날 때마다 은주님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이 항상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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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사랑하는 은주자매님,
    자매님의 영혼이 잘됨 같이
    자매님이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제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그리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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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힘내세요 은주자매님^^
    oldman님의 댓글을 보고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평소 oldman님의 글을보면서 하나님이 많이 사랑하시는 분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분의 자매님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매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또한 크심을 느낄수 있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는 말씀을 실감할수 있습니다.
    얼마전 오정현목사님의 "시냇가에 심은 나무"란 설교말씀을 들으면서 '주님께 뿌리가 깊게 내려져 사람은 처한 환경에 대해 늘 감사하게 된다'는 말씀에 도전을 받고있습니다.
    주안에서 잘 헤쳐나가실것을 기대하며..

    울산에서 밤샘 드림

    2011년 7월 11일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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